대구웨딩박람회 준비 체크포인트
바람이 살랑이던 토요일, 나는 우산을 들고 잠깐 망설였다. ‘오늘은 꼭 가야 하나?’ 웨딩 준비는 늘 두근두근인데, 동시에 복잡한 나선 같아서
가끔은 피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마음속 달력은 재촉했고, 결국 나는 느린 걸음으로 전시장 쪽으로 발을 옮겼다. 그 첫 발걸음의 기억, 아직도 그 습도와 함께 내 볼을 스치는 바람결에 남아 있다.
입구에 서자마자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팝업 스탠드, 향긋한 꽃 냄새, 신혼부부의 웃음소리… 그 모든 것이 나를 감싸며 ‘어서 와’라고 속삭였다.
사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난 전날 밤에 체크리스트를 적는다고 하다가 펜 잉크를 흘렸고, 새로 산 다이어리에 커다란 검은 얼룩을 남겨버렸다. ㅎㅎ; 나는 잠시 주저앉아 ‘아, 불길한 징조인가?’ 중얼거렸지만, 결국 그 얼룩 위에 큰 하트를 그려버렸다. 인생과 사랑, 늘 흠집과 함께 반짝이니까.
장점·활용법·꿀팁
1. 모든 브랜드를 한눈에, 발품 대신 마음품
대구 곳곳의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업계가 한데 모여 있으니 터벅터벅 골목길을 헤매던 과거의 나는 이날만큼은 존재하지 않았다. 부스 한 켠에서 바라본 풍경은 마치 작은 축제 같아서, 샴페인 거품처럼 기분이 보글거렸다.
2. 나만의 질문 리스트, 반짝반짝 빛났다
사람이 많아 정신없을 거라 겁먹었지만, 입장 전에 휴대폰 메모장을 켜고 “예식홀 최소 보증인원”, “플라워 데코 업그레이드 비용” 같은 단어들을 적어두었더니, 상담하면서도 덜 당황했다. 그리고, 뜻밖의 꿀팁! 메모 중간에 하트를 하나씩 삽입해 두면 상담사도 미소 짓더라. 마음이 열리면 혜택도 살포시 따라온다네.
3. 이벤트 경품, ‘설마 내가?’ 했는데 진짜
청첩장 할인권 뽑기 이벤트에 참여했다. 솔직히 “난 안 될 거야” 중얼거리며 버튼을 눌렀는데… 짜잔, 50% 쿠폰! 그 순간 옆에 있던 예비 신랑은 나보다 더 놀라 꺄아- 하고 외쳤다 😊 두근거림은 한층 더 달콤해졌다.
4. 현장 결제? 잠깐, 숨 고르기
혜택이 눈앞에서 반짝이니 덜컥 계약서를 잡을 뻔했다. 하지만 난 주머니 속 동전 소리를 ‘찰랑’ 흔들며 스스로에게 말했다. “오늘은 비교만 하자, 내일 생각해도 늦지 않아.” 덕분에 지나친 충동을 막고, 집으로 돌아와 차분히 견적서를 펼쳤다. 아, 그 적막한 새벽의 커피 향… 아직도 내 손가락 끝에 남아 있다.
5. 공식 홈페이지 사전 등록, 일석이조의 묘미
미리 온라인으로 등록하니 기다림 없이 입장했고, 입구에서 사랑스러운 에코백까지 받았다. 이때 활용한 링크는 바로 대구웨딩박람회 페이지였다. 클릭 한 번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아꼈으니, 이건 작은 승리였다.
단점
1. 사람·소리·빛, 그 복합적인 홍수
좁은 통로를 스치듯 지나갈 때마다, 나는 다른 신부의 베일을 살짝 건드리곤 했다. 미안함과 민망함이 뒤섞여 뺨이 달아올랐다. 그리고 이어지는 마이크 음향 체크 소리, “척, 척, 하나둘!” 이어폰을 놓고 왔던 내 귀는 조금 지쳐버렸다.
2. 혜택의 마법, 과소비의 함정
“오늘 계약 시 30만 원 할인!”이라는 팻말은 달콤하다. 하지만 숨을 고르지 않으면 작은 무리수가 내 예산을 넘나들 수 있다. 나는 견적서를 접어 가방에 넣으며 스스로를 달랬다. 사랑은 과분해야 아름답지만, 예산은 과분하면 속상하다.
3. 주차 전쟁, 아찔했던 땀방울
도착한 지 20분 만에 겨우 빈자리를 찾았다. 그 사이 예비 신랑은 조수석에서 “우리 늦는 거 아냐?”를 열 번은 반복. 내 하이힐이 브레이크 페달을 툭툭 건드려, 오! 한순간 차가 튀어 나갈 뻔했다. 쿵쾅거리는 심장, 아직도 기억난다.
FAQ: 나도 궁금했는데, 당신도 그렇죠?
Q. 꼭 사전 등록해야 하나요?
A. 현장 등록도 가능하지만, 내가 겪어보니 사전 등록 덕분에 줄이 반으로 줄어들었다. 덕분에 공짜 커피 쿠폰도 챙겼고 말이다. 늦잠꾸러기라면 필수!
Q. 예산은 얼마나 들고 가야 마음이 편할까요?
A. 나는 10만 원만 현금으로 챙겼다. 계약은 집에 돌아와 카드로 해결하기로 마음먹고, 현장에서는 부스별 비교에만 집중. 그렇게 하니 과소비를 예방할 수 있었다.
Q. 동행 인원은 몇 명이 좋을까요?
A. 둘이 가장 이상적이었다. 셋 이상이면 의견이 갈려 귀가 복잡해졌다. 나와 예비 신랑, 그리고 메모장—이 셋이면 충분했다.
Q. 웨딩박람회 당일, 내가 놓친 건 없을까요?
A. 나도 돌아와서 화환 부스 스탬프 이벤트를 빼먹은 걸 깨달았고 살짝 속상했다. 그래서 다음번에는 입구에서 스탬프 맵을 바로 사진 찍어 두기로 다짐했다 😅
밤이 깊어간다. 견적서 위에 은은히 번지는 스탠드 조명 아래, 나는 커피 잔을 살며시 돌려본다. 그리고 소근거리듯 메모한다. “결국 결혼 준비도 인생처럼, 설렘과 불완전함이 어깨동무하네.” 독자인 당신은 어떤 체크포인트를 품고 있는가? 잠시 눈을 감고, 오늘의 심장 소리를 들어보길. 내일의 웨딩 홀에는 또 다른 빛이 기다릴 테니.